부모의 양육 태도에 따라 아이의 자존감은 달라진다.
자존감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태어나 맞이하게 되는 경험에 의해 좌우된다. 어찌보면 최초로 기쁨과 슬픔을 느낄 수 있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자존감이란 스스로가 스스로를 어떻게 느끼는가 하는 것을 말한다. 기분 좋게 느낀다면 자존감의 높이는 높아지는 쪽으로 갈 것이고 불쾌하게 느낀다면 낮아지는 쪽으로 진행될 것이다.
자존감은 아이의 느낌이나 감정이 발달하는 시기와 관련이 깊다. 심리학자나 교육학자들은 아이가 좋은 느낌, 나쁜 느낌을 구분하여 인지하게 되는 것은 태어난 지 며칠 후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태어난 지 3-4일만 지나도 아기는 누가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지 자기가 슬픈지 기쁜지 화가 나는지 놀라운지를 느낀다고 한다. 구체적인 것은 아니겠지만 아기는 돌전부터 자아상에 대한 이미지를 갖게 되는 것이다.
갓 태어난 아기가 울면 부모는 배가 고픈 것은 아닌지 기저귀가 젖은 것은 아닌지 졸린 것은 아닌지 알아차리기 위해 이것저것 살펴본다. 그리고는 젖을 먹이고 트림을 시키고, 때로는 안아주기도 하고 어르고 달래며 아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려고 노력한다. 아기는 자신의 의사를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지만 엄마의 태도에서 엄마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읽는다. 자신을 바라보는 표정이나 목욕시킬 때의 손길에서 엄마의 사랑을 느낀다. 엄마에 대한 아이의 신뢰는 뱃속에 있을 때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아이가 기거나 걷기 시작하면서 부모는 서서히 자신의 뜻대로 아이를 통제하려 든다. 아이는 사물을 직접 만지거나 탐색할 수 있게 되면서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데 때로는 부모가 없어도 된다는 사실을 느껴 혼자 해보려 하고, 부모는 돌아다니며 사고를 치고 자기 뜻대로 하려는 의지가 강해지는 아이에게 점차 안 돼 하지 마 하고 말하는 횟수가 늘어난다. 하지만 아이가 걱정되어 만류했던 부모의 반응은 아이에게 좌절감과 수치심을 안겨줄 수 있다. 부모의 간섭이나 비판적인 말 때문에 좌절을 경험하는 건 초등학생뿐 아니라 어린아이도 마찬가지다. 배변훈련하면서 옷이나 이불에 실수했다고 심하게 다그치면 오히려 아이가 퇴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자.
돌이 지나면 아이는 주 양육자의 정서를 알아채기 시작하는데 주로 그것을 자신의 행동의 길잡이로 삼는다. 새로운 행동을 할 때 사물을 만났을 때, 사람을 만났을 때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다. 즉 엄마의 표정을 보고 음식의 맛을 점치고, 놀잇감의 안정성을 믿는다. 그리고 아이는 자신에게 중요한 존재가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따라 스스로에 대한 가치를 발달시켜 나간다. 어린 시절 중요한 사람이 좋다거나 싫다고 반응했던 것이 자신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조건이 된다는 것이다. 아이가 느끼게 되는 스스로의 가치는 나 자신이 다른 사람이 사랑과 관심을 받을 만 한가에 의해 좌우된다. 여기에서 그렇다, 즉 나는 가치 있다고 여기게 되면 안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자신감을 자기 가치를 전제로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주변의 다른 모든 이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해도 부모나 주 양육자처럼 아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부정적인 느낌을 주면 자존감은 형성되기 어렵다. 아이가 학교에 다닐 무렵이면 선생님이나 친구의 평가도 중요해지겠지만, 유아기에 가장 중요한 존재는 바로 부모이다.
정서 발달은 자존감의 발달과 묘하게 맞물려 있다. 따라서 아이의 정서가 발달하기 시작하는 영유아기의 양육 태도는 자존감 발달의 순조로운 시작을 알린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 3세까지의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이 보호받고 있다는 안정감과 이를 통한 부모와의 애착 형성이다. 안정적인 애착은 긍정적이고 안정적인 정서 발달에 도움을 주고 그것은 아이에게 세상에 대한 신뢰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한다. 반대로 불안정한 애착은 아이가 세상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할 수 없어 자존감 형성에 굉장히 부정적인 영양을 주게 된다. 게다가 부모로부터 긍정적인 감정 대신 상처나 공포, 심리적인 위축을 경험하면 시간이 지나도 이런 감정은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안 돼 하고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아이에게 상처가 되어 성격을 바꾸기도 하고 사회성 발달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탄탄한 애착 형성을 원한다면 엄마는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정서적 안정을 느낄 수 있도록 돌봐야 한다. 이 시기 아기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안정이다. 엄마에게 필요로 하는 것은 자신을 다치지 않게 불편하지 않게 잘 지켜주는 것이다. 이때 아기들에게는 자신의 내부 외부에서 일어나는 자극들이 모두 낯설고 불안하다. 예를 들어 배가 고픈 느낌도 기저귀가 젖은 느낌도 졸린 느낌도 너무 심심한 느낌도 모두모두 낯설고 불안하다. 이때 아기가 나는 정말 편안해 안전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엄마는 아기의 여러 가지 생물학적인 욕구나 불편감 등을 즉각 해결해주어야 한다. 이것은 자존감의 기초 공사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아기가 보내는 생물학적인 사인을 엄마가 전혀 알아채지 못해 배가 고프다고 하는데도 지금은 4시간에 1번 먹는 거야 하면서 기다리라고 한다거나 심심하다고 안아달라고 하는데 버릇 나빠진다고 눕혀만 놓는다면 세상에 대한 안정감이 깨지고 자존감의 싹은 더디게 자랄지 모른다.
출처: 아이의 자존감 [지식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