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식습관 교육이 필요한 이유
아이 키우는 엄마들이 가장 힘들다고 토로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먹이기다. 모든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으면 좋겠지만 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 먹거나, 너무 적게 먹거나 혹은 먹지 말라는 것만 골라 먹는 아이도 많다. 편식은 엄마들이 가장 괴로워하는 식습관 트러블 중 하나다. 엄마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먹이기 위해 아이를 달래고, 혼내고, 요리법을 달리해보기도 하지만 이미 형성된 잘못된 식습관은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편식 또한 어린 시절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편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유식을 시작할 때부터 신경 써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면 조금이라도 빨리 식습관 개선 프로젝트에 돌입해야 한다. 특히 만 2~6세는 올바른 식습관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이며 이 시기가 지나면 그나마 있는 개선 기회를 놓치게 된다.
1. 나쁜 식습관이 아이에게 끼치는 영향
바른 식습관이 아이의 성장 발달 뿐 아니라 두뇌발달, 성격 형성에 영향을 끼친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 특히 유아기 아이들의 영양 섭취는 성장 발육 뿐 아니라 건강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평생을 두고 쓸 두뇌와 골격의 기본 골조가 이 시기에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인간의 두뇌는 만 3세까지 50%, 만 6세가 되면 80%까지 발달한다. 특히 대뇌의 발달이 가장 왕성한 시기로 이 시기의 영양 부족은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뿐만 아니라 잘못된 식습관이 산만하고 난폭한 아이를 만들고, 지나친 가공식품 섭취가 아이들의 정신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도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편식이 심한 아이들 중에서 유난히 예민하거나 자기중심적인 성격을 가진 아이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2. 편식지도, 부모의 변화가 시작이다.
아이는 부모에게서 음식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부모가 음식에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그 음식의 기호가 결정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부모가 편식할 경우 아이도 당연히 편식을 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편식하는 아이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 또한 중요하다. 아이가 음식을 거부하면 대부분 부모는 조바심이 생겨 쫓아다니면서 먹이거나, 먹으라고 강요를 하거나, 간식을 보상의 대가로 주기도 한다. 이러한 태도는 아이의 편식을 더욱 부추기는 원인이 된다. 아이의 식습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단호함이 필요하다. 극단적인 경우 아이에게 음식을 끊는 처방이 내려질 수 있는데 안쓰러운 마음에 한두 번 포기했다가는 계속해서 음식을 거부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십상이다. 아이의 편식 습관을 고치는 것은 길고 험난한 여정이다. 먼저 부모의 식습관을 점검하고 편식의 원인을 알아낸 뒤 그에 맞는 대처로 아이의 식습관을 천천히 바꿔나가야 한다.
3. 편식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
식성은 생후 3년 안에 결정된다,
호주 퀸즐랜드 공과대에서 상담을 통해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배운 부모의 자녀 174명과 그렇지 않은 부모의 자녀 165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두 집단의 자녀의 성장 과정을 추적하고 어떤 음식을 먹는지 비교 분석한 결과 생후 14개월 쯤에는 두 그룹 모두 비슷한 수의 아이가 편식을 보였으나, 3.7세가 지나자 확연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14개월이 되기 전부터 규칙적으로 채소와 과일을 먹은 아이들은 5세가 됐을 때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음식을 가리지 않으며 편식하는 성향이 거의 없었다.
엄마의 입맛이 아이의 입맛을 좌우한다.
2001년 미국 필라델피아의 모넬 화학감각센터에서 임신부들을 세 집단으로 나누어 첫 번째 집단은 임신 기간 동안 당근 주스를 마시도록 하고, 두 번째 집단은 모유수유 기간 동안 당근주스를 마시게 했다. 마지막 집단은 임신 및 수유 기간 동안 당근주스를 마시지 않도록 관리했다. 실험에 참가한 임신부들의 아이가 돌이 지나 유아식을 시작할 즈음 세 집단의 아이들에게 당근 맛이 나는 음식을 먹여보았더니 세 번째 집단에 비해 첫 번째와 두 번째 집단의 아이들이 당근을 훨씬 더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임신 또는 수유기간 동안 엄마가 접한 음식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 장차 아이가 커서 갖게 될 식습관은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형성되기 시작하며 엄마의 입맛이 아이의 입맛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미다.
편식하는 아이가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2~6세 아이 3433명을 대상으로 식습관과 편식정도, 정신 상태 등을 조사한 결과 20%가 편식을 보이며, 편식이 심한 아이일수록 편식하지 않는 아이에 비해 약2배 이상 우울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팀은 편식하는 아이 가운데 3%는 극단적으로 편식을 하며 이는 사회불안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아이가 편식이 심하면 건강 뿐 아니라 부모와의 관계도 악화되기 십상, 이는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어 정서적으로 위축되거나 우울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까지 일으킬 수 있다.
4. 식습관 개선을 위한 9가지 생활 수칙
가공식품 대신 거친 음식을 먹인다.
아이들은 대부분 부드럽고 단맛이 나는 음식을 선호한다. 가공식품이 대표적인데 이런 맛에 익숙해지면 고기나 채소같이 질기고 담백한 음식을 안 먹게 된다. 음식물을 씹는 행위는 무척 중요한데 거친 음식으로 ‘저작활동’을 하면 소화기관뿐 아니라 두뇌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아몬드, 땅콩 같은 견과류를 꼽을 수 있는데 그냥 먹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으므로 적당히 다져 샐러드나 요거트 등에 토핑으로 얹어 먹일 것, 채소를 큼직하게 썰거나 육류나 생선 등을 익혀 식감을 느끼며 씹어 먹을 수 있게 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20번 이상 씹고 20분 이상 식사한다.
빨리 먹는 아이는 포만감을 덜 느껴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고 이는 소화기관에도 부담을 준다. 이때 밥을 먹으며 아이와 대화를 나누면 먹는 속도를 자연스럽게 줄일 수 있다. 또한 천천히 꼭꼭 씹어 먹게 해 음식의 생김새, 색깔, 향 등을 오감으로 느끼게 하자.
아침밥은 반드시 챙겨 먹인다.
뇌는 우리 몸이 쓰는 에너지의 20%를 소비하는데 아침에 포도당을 섭취하면 하루에 쓰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아이가 원래 아침을 안 먹었다면 떡 한두 조각과 생과일주스 등으로 가볍게 시작해 점차 양을 늘리면 된다. 밥, 국, 반찬을 차려 주는 게 번거롭다면 포도당을 섭취할 수 있는 빵이나 떡, 고구마 등을 대신 먹이는 것도 방법이다.
매일 색깔이 다른 채소와 과일을 먹인다.
채소와 과일은 저마다 고유의 컬러를 가지고 있다. 레드, 오렌지, 옐로, 그린, 퍼플, 블랙, 화이트 등이 대표적, 이는 피토케미컬 성분 때문에 피토케미컬이 많을수록 화려하고 짙은 색을 발한다. 화려한 컬러푸드는 색깔마다 효능이 다른데 수박, 토마토, 파프리카 등 빨간 채소는 혈액순환을 도와 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고 면연력을 높여주며, 체내의 독소를 배출시킨다. 또 오렌지, 당근, 귤, 망고 등 오렌지 컬러 채소와 과일은 베타카로틴, 크립토잔틴 등 성분이 많아 식욕을 왕성하게 해주며 소화작용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사할 때마다 이러한 컬러푸드를 아이에게 주면 알록달록한 색감 때문에 더 호기심을 보인다.
칼슘은 매일 섭취한다.
칼슘은 아이들 성장에 꼭 필요한 영양소로 키가 크는 데 도움을 주고 치아와 뼈를 튼튼하게 해준다. 돌 이후 아이의 적정 우유 권장량은 하루에 2컵으로 칼슘이 풍부한 멸치, 우유, 브로콜리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우유 맛을 싫어한다면 저지방 우유에 과일을 넣고 갈아 얼려서 간식으로 주거나, 딸기나 토마토 등 궁합이 잘 맞는 식품과 같이 먹여보자.
식사일지를 쓴다.
밥을 먹은 후에 아이와 함께 식사일지를 쓰며 음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 맛있는 음식과 먹기 싫은 음식은 무엇이었고 왜 싫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의 기호를 파악할 수 있다. 생각보다 아이가 먹는 양을 잘 모르는 엄마들이 많은데 식사일지를 쓰면 섭취량을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 일주일 동안의 식사일지를 살펴보면 아이에게 부족한 영양소를 한눈에 체크할 수 있다. 매번 기록하는 게 번거롭다면 식사하기 전 상차림을 사진으로 찍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식사 후 바로 양치질을 시킨다.
아이들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양치질을 피하기 일쑤, 하지만 식사 후에 바로 닦지 않으면 깜빡하기 쉬워 반드시 식후3분 내에 양치질하는 게 좋다. 양치질은 편식하는 아이에게도 효과가 있는데 치약으로 입을 닦으며 기분 나빴던 음식의 맛과 식감, 향 등을 잊을 수 있기 때문, 또한 비만인 아이들에게는 식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야식은 최대 적! 일찍 자고 다음날 아침에 먹게 한다.
밤늦게 야식을 먹으면 다음날 아침에 포만감 때문에 식욕이 떨어지고 섭취한 음식을 소화시키느라 위가 밤새도록 일을 한 탓에 피곤함을 느낀다. 아이가 야식을 좋아한다면 억지로라도 끊는 것이 좋다.
잘 뛰어놀아야 밥도 잘 먹는다.
활동량이 많으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식사시간에도 입맛이 돈다. 한창 움직이기 좋아하는 아이들은 온종일 신나게 뛰어노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운동이 된다. 반대로 움직이기 싫어하는 아이들의 경우 이틀에 한 번30분 정도 가벼운 운동을 시키면 입맛을 돋우는 데 도움이 된다.
출처: 베스트베이비 2015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