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누친의 가족치료에서의 가족구조
원가족에서의 나의 역할 찾기
어렸을 때부터 누구나 가정에서 어떤 역할을 배우며 성장한다. 부부사이에 미해결 과제가 있을 때 자녀가 그것을 떠맡게 되는데, 이것이 주어진 역할이다. 부모가 부모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수록, 부부 사이가 나쁠수록, 부모가 자녀를 위해 준비되어 있지 않을수록, 그리고 자녀를 소중하게 대해 주지 않을수록 자녀는 여러 가지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자녀는 역할과 자신을 동일시하게 되고, 그 역할 마치 자신이라 생각하고 내면화하여 자신의 진정한 욕구나 원함은 잃어버리게 된다.
가족 속에서의 역할은 내가 원한 것이 아니라 가족 체계가 나에게 그렇게 하도록 배정해준 것이다. 이런 역할들은 연극 대본과도 같아서 각자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허락되고 허락되지 않은 감정이 무엇인지를 가족에게 지시한다. 원가족에서 성장하면서 가족 안에서 해오던 역할, 곧 내면화된 역할을 먼저 찾아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아버지가 남편의 역할을 제대로 못할 때 아들이 그 역할을 떠맡고, 어머니가 아내의 역할을 제대로 못할 때는 딸이 그 역할을 떠맡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는 자녀가 가족 속에서 대리 배우자의 역할을 맡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역할을 자신과 동일시함으로서 자기 상처가 남게 된다. 따라서 배정된 역할을 많이 받을수록 상처는 클 수밖에 없다.
역기능 가정에서 자녀는 대리 배우자, 영웅, 문제아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내면화된 나의 역할을 유지하고자 할 때 가족 전체의 증상이 드러나기도 한다. 부모님 사이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자랐는지 탐색한다. 성장하면서 가졌던 역할을 파악하면 현재 부부나 가족관계의 패턴이 보인다.
원가족에서 역기능적인 역할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오제은, 2003)
• 희생양: 부부문제나 갈등을 해소하려는 시도로 자녀 중 한사람을 선택하여 문제아로 낙인 찍혀 문제증상을 일으키는 가족의 재물화가 된다.
• 잃어버린 아이: 잃어버린 아이는 분명히 가정 내에 있음에도 마치 존재하지 안는 사람처럼 존재 자체가 중요하지 않게 여겨진다. 방치나 소홀로 존재의 중요성이 부각되지 않는 자녀다.
• 마스코트: 가정에서 마스코트처럼 우스운 행동을 하거나 귀엽게 구는 것을 통해서 가정 안에서 긴장감이나 갈등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아이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
• 순교자: 자신을 진흙바닥에 던짐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진흙을 밟고 지나갈 필요가 없도록 하는 순교자 역할을 맡는다. 예를 들어, 첫째 자녀가 주로 동생들을 위하여 공부를 포기하고 공장에서 일하므로 학비를 대주는 것이 있다.
• 영웅: 성공을 이룸으로써 가정을 더 빛나고 좋게 보이려고 노력한다. 우리 집은 엉망이지만 나는 아무 문제가 없어. 영웅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성취해야하는 부담과 경쟁적이며 목표를 추구하려고 하기 때문에 진정한 내면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
• 문제아: 가정이나 사회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반사회성으로 가족들에게 화가 나 있고, 그들로 하여금 대가를 치르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부모의 가장 약한 아킬레스건을 알고 상처를 주려고 행동한다.
• 대리배우자: 배우자를 대신하는 정서적인 위로자, 또는 지지자다. 배우자에게 정서적인 안정을 주는 행동으로 때로는 성적인 내용을 포함할 수도 있다.
• 어린 부모: 부모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 형제 중에 누군가 나머지 형제를 돌보는 사람을 말한다. 이 아이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부담과 좌절을 경험하기도 한다. 부모 역할을 받지 못해서 부모로서 주는 것에 학습이 안 된 채로 부모가 된다.
• 어린 왕자/공주: 이 아이는 아무런 잘못도 할 수 없다. 가정에서 훌륭한 인물이 나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언제든지 들어 올려질 수 있는 가정의 트로피와 같은 존재로 절제나 한계를 잘 모른 채 성장한다.
가족 하위체계
미누친은 가족치료에서의 가족 기능이 기능적인가 또는 역기능적인가를 사정평가하고 가족들에게 제시한다. 가족들이 상호 간의 경계와 규칙, 역할로 자신의 개별화 동시에 전체가족의 시스템을 넘지 않으며 공동체의 통합성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핵가족에서의 가족 하위시스템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부부 하위시스템
부부의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의 서로의 역할과 책임이 분명하며, 개방적인 의사소통으로 서로 존중하며 배려하는 관계를 하는가는 부부들의 만족도나 자존감에 영향을 미친다. 치료자는 면접을 통하여 부부의 관계성을 다양한 측면에서 탐색하고 사정 평가한다. 부부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혼자서 지배적으로 하는가, 아니면 상호보완적으로 하는가, 문제해결능력이나 대처 능력에서 부부는 어떤 방식을 취하는가, 정서적인 친밀감을 어떻게 표현하는가, 스트레스 상황에서 부부가 서로 어떻게 반응하는가, 부부의 역할에서 서로가 동의하는가, 부부의 성적인 만족 정도는 어떠한가, 부부 하위체계의 경계선이 서로 간에 분명한가, 그리고 원가족으로 부터도 자아 분리가 되어 있는가 아니면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는가, 부부는 가정의 총책임자로서 자신의 정체감을 잃지 않으면서 각자의 역할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2) 부모-자녀 하위시스템
부모-자녀 하위시스템에서는 부모가 자녀들과 상호관계하는 방식에 초점을 두고 사정한다. 양육과 돌봄, 교육과 사회화에서 기증적인가(자율형, 방임형, 통제형, 민주-통제형), 부모가 자녀교육에서 일관성이 있는가, 가족의 합의된 규칙이 있는가, 부모의 권위와 통제력이 기능적인가, 가족의 위계질서가 있는가, 주요 결정권이나 세력이 자녀에게 치우쳐서 기능하는가를 고려한다. 특히 부모-자녀 간의 분명한 경계와 역할이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중요하다. 잘못된 부모자녀 하위체계들의 예를 보면 다음과 같다.
• 부모가 자녀를 통제하지 못하고 방치한 경우 : 부모는 자녀의 생활태도, 방식, 습관, 윤리도덕적인 금기사항, 해야 할 것과 해서는 안 되는 것들을 일관성 있게 지도해 주고 때로는 적절하게 자녀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 부모가 자녀를 충동적이고 감정적으로 다루는 경우: 대인관계에서 최초의 경험이 부모인데, 부모가 어떤 일정한 규칙이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하고 감정적으로만 다루게 되면 자녀는 불안감이 높고, 다른 아이들에게도 충동적으로 대하며, 적절한 자기욕구나 감정표현이 어렵다.
• 부모가 자녀의 관심사나 호기심을 배제하고 지나치게 지배하거나 통제하는 경우: 부모가 자녀의 호기심이나 관심을 무시하고 부모중심적으로 이끄는 강한 통제는 한편으로는 순종적인 가짜 자아의 아이로, 다른 한편으로는 강한 반발과 공격적인 아이로 만들 수 있다.
• 부모가 자녀와 상호작용을 하지 않고 귀찮아하거나 자녀와 놀아 주지 않는 경우: 자녀는 관계성의 경험이 빈약하여 또래집단과 어울리는 것이 어렵고 외톨이가 되기 쉽다. 자아가치나 자존감이 낮고 긍정적인 자아상을 형성하기 어렵다.
• 자녀가 부모역할을 감당하거나 빨리 정신적으로 어른이 되는 경우: 자녀로서의 위치나 역할보다는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이 막중하게 되면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좌절감을 경험한다. 생존의 욕구가 강하며 어린 시절 경험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공허감, 우울감, 채우지 못한 것들이 보상심리로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