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보다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내 아이가 친구에게 소외당하고 있다면 뭐라고 말해줘야 할까요?또 일탈 행위를 하는 친구들과 어울리면 어떤 말을 해야 좋을까요? 친구도 중요하지만 너 자신도 소중하다고 일러줘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항상 친구가 소중한 존재라고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특히 성장기 아이에게 친구는 보호자 역할까지 합니다. 때로는 나를 슬픔과 절망의 늪에서 건져 올려주는 게 친구입니다. 그래서 제 아이에게 자주 당부했습니다.
"친구에게 잘 해줘라. 친구는 아주 소중해."
지당한 말입니다.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친구를 무한 긍정할 수 없는 곤란한 상황도 벌어집니다. 내 아이가 친구들에게 '배신'을 당할 때 그렇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 때 파자마 파티가 유행했습니다. 그 나이대 아이들이 파자마 파티를 좋아하는 건 해방감 때문일 겁니다. 조그마한 방 안에서일지라도 밤새도록 자기들끼리 마음껏떠들 수 있으니 그보다 더 강렬한 해방은 없겠죠. 제 아이는 주말에 친구 집에서 파자마 파티를 할 거라며 신이 났는데 정작 주말이 되자 시무룩해졌습니다. 초대를 받지 못한 것입니다. 친구가 분명 자신을 초대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제 아이는 집에 있어야 했습니다. 낙담한 아이에게 제가 뭐라고 이야기했어야 할까요?
"친구가 잊어버렸겠지. 이해해라"는 어떨까요? 말도 안됩니다. 기껏 대여섯 명을 초대하는데 깜빡 잊고 누굴 빠트린다는 건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다음에는 초대해줄거야"라고도 할 수 있겠죠. 그 역시 엉터리 말입니다. 이번에 제외되었으니 다음에도 제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너도 걔 초대하지 마"라고 하면 어떨까요?이 역시 아이에게 보복을 가르치는 꼴입니다. 저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입을 닫았습니다. 아이는 아이대로 속상했는지 자기 방에서 문을 닫고 혼자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이렇게 말했어야 합니다.
"친구는 소중해. 하지만 너 자신이 그보다 훨씬 소중하단다."
"친한 친구가 없어도 슬퍼 마. 넌 멋진 아이야. 친구가 곧 생길꺼야."
그 말을 못했습니다. "친구가 아주 소중하다" 는 말을 수없이 반복했지만, "친구보다 네가 더 중요하다" 는 말을 못 해줬습니다. 왜그랬을까요? 그런 말을 했다가 외톨이가 되지는 않을까 두려웠던 것 같습니다. 외톨이 되는 게 무서워 나쁜 친구를 사귀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당시 아이의 학교에서는 우정을 내세운 갈취 행위가 종종 벌어졌습니다. 푼돈이나 학용품 뿐만 아니라 겨울 패딩까지 받아 챙기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줄 게 없는 아이들은 쉬는 시간에 빵이나 음료수를 사다 준다고 합니다. 그 대가는 친구 되기입니다. 상납받은 아이는 상납한 아이들과 친구가 되어 놀아주고 때로는 보호도 해준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힘과 권력이 강한 친구를 곁에 두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줬습니다. 이런 경우, 차라리 외톨이가 되는 게 낫지 않을까요? 그 아이들에게 누군가 이렇게 말해줬어야 합니다.
"너를 이용하고 괴롭히면 친구가 아니다."
친구나 우정을 어떤 경우라도 지켜내야 하는 건 아니죠. 때로는 친구가 나를 배신하며 이용하기도 합니다. 친구보다는 자신이 더 중요하니까요. 자신이 첫번째고, 친구는 두번째입니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야 아이가 더 행복하게 친구를 사귈 수 있을 거에요.
출처: 왜 아이에게 그런 말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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